RM
Skit: On The Start Line
[Skit: RM]
아, 아. “연습생.” 어찌 보면 나 자체이지만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그런 말. 어딘가에 속하지도 않고, 그렇다고 무언가를 하고 있지도 않은 그런 시기, 과도기. 내가 그 연습생 신분으로 살면서 가장 곤욕스러웠던 건, 친척들과 친구들의 언제 나올거냐고, 데뷔 언제할 거냐고, 하는 그런 그 질문들이었다. 나는 답을 할 수가 없었다. 왜냐면 나도 모르니까. 나도 그 답을 알 수 없으니까. 자신감과 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이 곳에 왔지만, 나를 기다리던 건 정말 다른 현실. 아직도 3년이 지난 지금도 내가 나가면 가요계를 정복해버리겠다, 할 수 있을 것 같다, 이런 확신을 찾다가도 막상 PD님들과 선생님들께 혼나고 나면 내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, 정말 먼지밖에 안된 것 같은 그런 기분. 꼭 마치 내 앞에 푸르른 바다가 있다가도 뒤를 돌아보면 황량한 사막이 날 기다리는 것 같은 그 기분. 정말 그런 모래시계 같은 기분에서, 그 기분 속에서 나는 내 연습생 3년을 보냈다. 그리고 나는 지금 데뷔를 앞두고 있다. 네가 데뷔를 하더라도 아마 다른 바다와 다른 사막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. 그치만 조금도 두렵지 않다. 분명 지금 나를 만든 건 지금 내가 본 바다와 그 사막이니까.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, 내가 봤던 그 바다와 그 사막을. 나는 연습생이니까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