The Quiett (더 콰이엇)
시간의 돛단배 (Sailing Ship of Time)
지하철역 앞에 구멍가게를
지나 집으로 걸어갈때 어떤 사내가
슬쩍 내게 말을 걸어왔네
그는 적잖게 놀란 내 모습을 보면서
환해진 표정으로 기뻐하네
"김경환 설마했는데도 맞네 정말 세상
좁다 얘 몸은 건강해? 옛날하고 똑같애"
아 기억나네 열살때 전학때문에 떠난
내 꺼벙한 옛 친구

무척 조용한 내 성격관 정반대로
유별나게 촐싹대던 녀석한텐 묘하게도
공감대를 느껴 난생 첨으로 마음을 열어
주었던 그녀석 내가 똥싸개라고 불렀던
꼬마애. "널 보면 꼭 거울같애" 라며
혼자 얘기하던 녀석과 난 그동안에
못한 얘기들을 정답게 늘어놨네
"그럼 갈께 또봐"
"그래 이거 우리집 전환데 꼭 연락해"

바다에 비친 햇살을 보는 것 처럼
눈이 시려서 어쩌면 환영을 봤던 것만 같아
뒤를 돌아보고 싶어졌어

그 날 새벽 난 책상 서랍에서 뽀얗게
먼지덮힌 일기장을 꺼내 펼쳐봤네
서로간에 소박했던 바램 그것을 쏟아내던 날에 관한
몇장의 기록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해
기억은 녹아내리고 소갑게 흘러간 세월앞에
파묻다 함께 있어 참된 행복과 옛 추억조차 재생되어 가네
생각해보면 낮에 수년만에 엄청나게 성장해버린
그와 뻔하게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누며 난 계속 자꾸
뭔가 꽤나 먼 관계 심지어는 동창생의 한명으로 밖엔
보이지않아 조금 혼란했어 머리속이 복잡해
난 또 혼자된 절망에 빠져 가네
날 옭아맨 험한 외로움의 골짜기에서 날 내보내줘
여긴 너무 적막해
그래도 난 혼자있는걸
꽤나 오랫동안 여기있었지
누군가 문을 열고 이방으로
들어와줬으면

"여보세요"
"어 난데 너한테 할말있어 한때는 너가 내
코앞에 있다는 것만해도 고맙게 생각했어
한데 니가 멀리 떠난 뒤엔 점차 내가 커감에
따라 변하게 되버렸어. 난 너와의 어릴적 관계
따위는 고작해야 몇판의 오락게임
서로 무가치하게느껴져
무표정한 얼굴로 만났던
좀 아까도 너와난 서먹했었잖아
"경환아 걱정마 난 조금도 섭섭하게 느끼지 않았어
만약 널 탓하고 속상해 하지마 시간이 흐르면
누구나 변하는게 당연한데 뭘 자책하고그래 어?
넌 참 괜한 걱정만해 대체 뭘바래
언제까지나 허황된 공상에 빠져 살래?
멀어져간 몇 몇 관계를 솎아 내는건
부정한게 아니야 괜찮아"

시간은 흐르고 누구도 변해가네
멀어져가 놓치고 싶지않아
시간이 흐르고 누구도 변해가네
멀어져가 놓치고 싶지않아